[week&기획] 바르는 보약 한방 화장품
 
제대로 알고 쓰면 양·귀·비 저리 가라
 
 
 
 
 

생기를 잃은 내 피부를 위한 '바르는 보약', 천연 약재로 만든 한방 화장품이 인기다. 40~50대 여성들만 사용하는 제품이란 인식은 옛말. 서양인 피부에 맞춘 수입 화장품보다 우리 체질에 맞고 자극이 적다는 장점이 알려지면서 20~30대도 즐겨 찾고 있다. 시판 중인 한 인기 한방 화장품은 지난해 4000억원이 넘는 매출액을 기록했을 정도. 인삼·율무·감초 등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직접 한방 화장품을 만들어 쓰는 방법을 가르치는 강좌나 인터넷 동호회 등도 활발하다.



하지만 아직 자기 피부에 맞게 제대로 골라 사용하는 사람은 드물다. '한방 화장품'이란 이름만 보고 무턱대고 구입하기 십상. 한방 화장품은 일반 화장품처럼 피부 타입이나 연령별로 세분화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골라야 할까. 한약을 지을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필요한 약재를 골라 만든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한방 화장품을 구입하거나 만들기 전에 내 피부에 필요한 한방 성분은 어떤 것이 있는지 미리 확인해 두자.

잡티 없이 뽀얗고 화사하게 ▶ 율무팩.감잎

뺨 주변에 드문드문 눈에 띄는 기미나 검버섯이 거슬린다면 율무로 팩을 해보자. 율무는 색소의 침착을 막아주고 각질도 제거하는 효과가 있어 예부터 여성들이 미용재료로 사용해 왔다. 집에서 만들어 사용할 때는 꿀이나 녹차물에 율무가루를 개어서 잡티가 많은 부위를 중심으로 바른 다음, 5~10분 정도 지나면 씻어낸다. 백복령 역시 기미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약재로 꼽힌다. 레시틴.무기질 등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피부를 맑고 윤기 있게 만들어 준다. 감잎은 비타민과 각종 미네랄 성분이 과일보다 훨씬 많이 들어 있는 약재. 눈가 피부가 칙칙하고 거무스름하다면 감잎이 든 한방 화장품을 사용해 보자. 감잎의 성분이 미세혈관의 순환을 촉진시켜 다크서클을 완화한다. 감잎을 우려낸 물로 목욕을 하면 모공이 축소되고 피부 탄력에도 좋다. 감초는 피부 진정 작용과 미백효과가 뛰어나 한방 화장품에 자주 쓰이는 원료다.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해독작용이 있어 여드름 피부나 햇볕에 그을린 피부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한방에서 행인(杏仁)이라 하는 살구씨는 기름에 필수 불포화지방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여성들이 애용하는 미용 씨앗. 노화된 각질을 제거해 피부를 맑게 해 준다. 특히 모세혈관이 확장된 붉은 피부에 효과가 있다.

거친 피부를 촉촉하게 ▶ 쑥팩.석창포

피부가 쉽게 건조하고 거친 편이라면 느릅나무의 껍질인 유백피를 넣어 만든 화장품을 써 보자. 유백피는 피부에 얇은 막을 형성해 보습 효과가 뛰어나다. 각종 보습 화장수나 비누 등에 주재료로 쓰이는 재료. 여성에게 특히 좋은 약재로 알려진 쑥 역시 습윤 효과가 높다. 비타민 A와 C가 듬뿍 들어 있어 노화를 막고 피부를 촉촉하고 부드럽게 만든다. 또 부작용이 없어 민감성 피부나 여드름 피부라도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다. 봄철에 생기기 쉬운 각질 제거에도 쑥이 좋다. 쑥을 씻어 우유와 함께 믹서에 넣고 갈아 그 즙을 꿀과 섞어 팩으로 만들어 쓰면 된다. 단오에 머리를 감는 창포류의 하나인 석창포는 두피에 영양을 공급하고 피부의 수분 손실을 막아 준다. 정신을 맑게 하고 기억력을 증진한다 하여 '총명탕'의 재료로도 쓰이는 약재. 복숭아씨를 뜻하는 도인(桃仁)은 피부를 윤기 있게 가꾸어 주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작용을 해 대표적인 미용 한방재로 꼽힌다. 도인 가루를 생수나 우유 등에 개어 얼굴 전체에 바르고 가볍게 마사지를 해 주면 좋다.

탄력 없는 피부를 생기있게 ▶ 박하잎.인삼잎

늘어지고 탄력을 잃은 피부에는 박하가 좋다. 모공이 크거나 늘어진 이중턱이 고민이라면 박하잎을 우린 물에 소주.글리세린.백반 등을 넣어 화장수로 만들어 사용해 보자. 또 박하의 멘톨 성분은 시원하고 청량한 느낌을 주어 가려움증이나 염증 치료에도 쓰인다. 인삼도 건조한 피부에 활력을 주는 재료. 인삼 속 사포닌이 피부의 각질을 제거하고 표면 조직에 영양을 공급한다. 주로 인삼의 굵은 뿌리보다는 가늘게 난 잔털이나 잎 부분을 미용 재료로 쓴다. 조선시대의 기생 황진이는 인삼잎을 깨끗이 씻어 말렸다가 차로 달이거나 화장수로 사용했다고 한다. 동의보감에서 '얼굴빛을 젊어지게 하고 흰머리를 검게 하는 약재'로 소개된 구기자는 칼륨.철분 등의 무기질과 비타민 C, 불포화 지방산, 루틴 등을 함유하고 있다. 보습효과가 뛰어나고 피부노화를 억제해 탄력 있는 뺨에 윤기를 살려 준다. 

신은진 기자

◆ 직접 만들어 보세요

직접 만들어 쓰고 싶다면 한방 재료 판매점에서 필요한 약재 가루를 구입하자. 준비한 가루를 꿀과 우유 등에 섞어 팩으로 사용하거나, 재료를 달이거나 우려낸 물을 화장수로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각종 한약재가 모여 있는 경동시장이나 미즈여인닷컴(http://www.mizyeoin.com), 다인솝 등 화장품 재료 판매사이트에서 구할 수 있다.